의뢰인은 손해배상(기) 청구 소송의 피고였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배우자와 의뢰인이 몇 년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 와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청구한 위자료는 5,000만 원이었습니다.
원고의 주장은 구체적이었습니다. 의뢰인이 원고의 배우자가 유부녀이고 두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관계를 계속했다는 것, 배우자에게 이혼을 종용했다는 것, 관계가 드러난 뒤에도 이혼을 권했다는 것입니다. 원고는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고통이 컸다고 호소했습니다.
증거도 가볍지 않았습니다. 데이트와 여행, 성관계를 암시하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함께 여행한 사진이 제출됐습니다. 관계의 기간과 깊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자료였습니다. 의뢰인으로서는 청구액 전부가 인정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담당 변호사는 부정행위 자체를 부인하는 방향은 택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책임이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만큼이냐였습니다. 원고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을 근거로 들었고, 위자료 액수는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원고의 고통, 혼인 파탄에 대한 피고의 기여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첫째, 책임이 의뢰인에게만 있지 않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상간 사건의 위자료 책임은 원고의 배우자와 함께 지는 공동불법행위 책임입니다. 담당 변호사는 원고의 배우자 역시 기혼자로서 관계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혼인 파탄의 원인이 의뢰인 한 사람에게만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책임의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둘째, 관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응했습니다. 원고는 두 사람이 현재까지 관계를 유지한다고 했습니다. 담당 변호사는 관계가 이미 정리되었거나 정리할 의지가 있음을 입증하려 했습니다. 이를 통해 원고의 정신적 고통이 현재까지 계속된다는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의뢰인도 관계를 끊고 재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소송을 길게 끌수록 양쪽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었습니다. 담당 변호사는 의뢰인을 대신해 적정한 수준에서 금전으로 해결할 의사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리고 법원의 화해권고결정 절차를 활용해 불필요한 다툼을 줄이고, 합리적인 금액에서 마무리되도록 이끌었습니다.
금액만 본 것은 아닙니다. 위자료를 지급한 피고는 함께 책임을 지는 원고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구상권 문제가 남습니다. 담당 변호사는 구상권 포기를 결정사항에 포함시켰습니다. 이후 원고 배우자와 사이에서 민사상 책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여지를 이 단계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법원은 5,000만 원 청구에 대해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의뢰인이 원고에게 지급할 금액은 청구액에서 50% 이상 감액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정해졌습니다. 당사자들이 이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사건은 끝났습니다.
이런 결론이 나온 데에는 두 가지가 작용했습니다. 원고의 배우자에게도 혼인 파탄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법원에 소명한 것, 그리고 의뢰인이 관계를 끊고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인 것입니다.
의뢰인은 증거가 명백해 전액 배상을 걱정하던 상황에서, 부담을 절반 이하로 줄였습니다. 판결까지 가는 긴 다툼도 피했습니다. 구상권 문제까지 결정에 담기면서, 같은 일로 다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함께 정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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